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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교육자료

진정한 효를 깨우친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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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라골 작성일12-12-07 00:00 조회8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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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효를 깨우친 며느리

옛날 한 고을이 있었는데 그 고을을 땅이 기름져 가을걷이 철이 되면 같은 면적에서 다른 마을에 비해 배는 아니라 해도 거의 그만큼 수확을 하곤 했다.

그래서 이웃 마을에서는 늘 그 고을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이 고을에는 땅이 기름진 것 이상으로 자랑스러운 게 있었다.

그것은 매해 가을 그 고을의 아들 딸 며느리 중에서 가장 효성스러웠던 사람을 뽑아

표창을 하는 일이었다.

가을이 되자 올해에는 누가 효자 효녀 혹은 효부로 뽑힐까 하는 문제로 고을이 시끌시끌해졌다.
"올해는 누가 뭐래도 강첨지댁 며느리가 효부로 뽑힐 걸세."
"겉으로 보기에는 자네 말대로 강첨지댁 며느리가 으뜸 효부감이긴 하지만 손을 얹어봐야 알지."
"그거야 물론이지. 효바위가 알지 우리가 어떻게 제대로 가려내겠나?"

호롱불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새끼를 꼬느라 분주히 손을 놀리는 머슴들도

올해의 효자 효부 이야기로 입 또한 분주하다.


"이번 가을 효자는 감나무 집 더벅머리 총각이 뽑힐 게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지?"
"글쎄 이번에는 감나무 집 더먹머리 총각이 틀림없는 것 같지 만 길고 짧은 건 손을얹어봐야 알지."
"우리가 아무리 누가 효자다 누가 효녀다

누가 효부다 하고 입 아프게 방아를 찧어 보아야 말짱 헛일이야. 효바위가 찍어낼 테니까."

여기서 이 고을 사람이 아니고는 못 알아들을 대목이 있다.

즉 길고 짧은 건 손을 얹어봐야 안다라는 말과 효바위가 어떻고 하는 말이다.

이 고을에는 고을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스러운 바위가 있다.

다른 고을에 알려지면 그 효험이 없어진다 하여 쉬쉬하고 있는 효바위가 바로 그것이다.

효바위란 동네 약수터 옆에 자리잡은 맷돌 크기 만한 바위로서

매해 효자 효녀 효부를 뽑을 때 이 바위에 손바닥을 얹어

그 위에 파인 자국의 깊고 얕음을 보고 그 해의 효자 효녀 효부를 가려내고 있었다.


이효바위는 평소에는 발로 짓밟아도 아무 자국이 나지 않지만

가을이 되어 효자 효녀 효부를 뽑을 때에만 거기다 손바닥을 얹으면 효성의 정도에 따라

누구는 깊게 누구는 얕게 심지어는 가짜 효자 효녀 효부는 파이기는커녕 위로 부풀어오르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고을 사람들은 대대로 효바위에 손바닥을 얹어보는 것으로 효자 효녀 효부를 가려내고 있었다


마침내 시험의 날이 왔다.

추려진 대표 중에서 먼저 눈먼 아버지를 깍듯하게 봉양하였다는 효녀 후보가 효바위에 손바닥을 얹었다. 깊지는 않지만 희미하게 자국이 났다.

다음은 머리를 단정하게 빗은 강첨지댁 며느리가 효바위에 손을 얹었다.

"어?"

고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올 가을의 효부는 누가 뭐래도 이 며느리일 것으로 모두 믿고 있었는데

효바위 위에 아무 자국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희미한 자국도 보이지 않잖아?"
"눈가림 효부였나?"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가운데 끝으로 감나무 집의 더벅머리 총각이 두툼한 손바닥을 효바위에 얹었다.
그 효자가 효바위에서 손을 떼는 순간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일제히 함성이 터져나왔다.

"와 깊다."
"역시 효바위는 못속인다니까."

일은 여기서부터다. 감나무 집 더벅머리 총각의 손바닥 자국을 본 고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강첨지댁 며느리 쪽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들은 비록 입을 다물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효부였구먼."
"우리를 속이려 들었어."
"그 주제에 감히 효바위에 시험을 해보겠다고 나섰다니." 하며 치를 떨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렇게 되자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예의 강첨지댁며느리인 것은 물론이고 강첨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러냐 하면 며느리가 한사코 효바위 시험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을

자신이 우겨 억지로 내보냈기 때문이었다.

고을 사람들의 눈초리가 아무리 험악해도 며느리의 효성에 대한 강첨지의 생각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며느리가 한 거동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아왔기 때문에 한 치도 며느리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효바위에 손바닥 자국이 나지 않은 이상 달리 할말도 없었다.

모두들 쑥덕거리고 있을 때 강첨지가 사람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 며느리에게 따뜻한 음성으로 물었다.

"며늘아기야 할말이 없느냐?"

그러자 며느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모두를 향해 말했다.

"역시 효바위는 속일 수가 없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 방금 전에도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며느리는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나서 말을 계속했다.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제 시어머니께서는 곧잘 손자를 업고 다니십니다.

처음에는 예사로 보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시어머니께서 힘에 부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보기에 민망하고 죄송해서 저는 자주 애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시어머니는 "괜찮은데 왜 그러냐?"하시며 싫은 얼굴을 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이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또 손자를 등에 업은 채 진지를 드시기에 제가

"다듬잇돌 만한 아이를 줄곧 업고만 계시지 말고 내려놓고 진지를 드시지요."했더니

시어머니께서 몹시 안 좋은 낯빛으로 "그래 이 아이가 무겁기는 다듬잇돌보다 더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듬잇돌은 내 손자가 아니니까 사랑이 없어 무거울지 모르지만

이 애는 내 손자이므로 하나도 무겁지 않은 걸 어쩌란 말이냐.

네가 내 즐거움을 자꾸 빼앗으려 하니 내가 노엽구나." 하시며 저를 꾸짖으셨습니다.

속은 모르는 채 겉만 위하느라 어머니의 즐거움을 빼앗으려 하였으니

제가 어떻게 효부이겠습니까? 효바위에 자국이 나지 않은 게 당연한 일이지요."

강첨지의 며느리가 말을 마치고 내려가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며느리 다시 한번 효바위에 손을 얹어 보라고 합시다."

"그렇소 다시 시험해 봅시다."

이렇게 하여 며느리는 다시 효바위에 손을 짚었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대로 이번에는 손바닥 자국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감나무 집 효자의 손바닥과 비교하여 보니

사람들의 눈대중으로는 도저히 가려낼 수없을 정도로 그 깊이가 비슷했다.


으뜸상이 더벅머리 총각이냐 아니면 강첨지댁 며느리냐 하는 문제로 장내가 시끄러워지자

고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 나서더니 위엄있게 한 마디 했다.

"올해 으뜸상은 마땅히 이 며느리가 차지해야 하오.

왜 그런고 하니 자식으로서 제 부모에게 효도하기는 쉬우나

남의 자식으로 태어나 시집와서 시부모에게 효도하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으뜸상은 이 며느리가 차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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